유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우리집에 벌어 진 거 같다. 재민이 때와는 사뭇 다르게 재익이는 주변 사람들 반응이 뜨겁다. 재민이는 귀엽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그래서 우리는 애들은 원래 그런 소리를 듣는 줄 알았다. 재익이는 귀엽다는 소리는 듣기 힘들고, 대부분 잘 생겼다는 반응이다. 재민이가 나와 너무 많이 닮아서 재익는 엄마 닮았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우리의 결론은 역시나 아빠와 같다는 쪽이다. 노쌍까풀, 이마주름, 그외 유전적 특성... 엄마한테서는 하나도 발견하지 못하는 공통점이 세개나 발견이 됐다.

 

재민이는 한참 말 안 듣는 시기라, 재민이한테 소리도 많이 지르지만, 재민이 키우면서 웃을 일도 많도... 근래에 재미난 일은... 사람들이랑 말하기 좋아하는 수다스런 재민이 요새는 심지어 본인이 원하는 질문을 만들어서, 엄마나 아빠한테 질문을 하게 한다.

 

어느 날 저녁, 바지를 절반 가량 이미 내리고 난 뒤, 날 쳐다 보면서 재민이가 말한다.

"아빠, 재민이 어디 가냐고 물어봐..."

 

바보가 아닌 담에, 누가 봐도 아들이 화장실 가는 걸로 쉽게 짐작되는 상황... 재민이는 내가 '재민이 어디가지?' 라는 질문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한템포 먼저 질렀다.

 

"재민이 화장실 가지?"

 

한 1-2초 가량, 아빠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 하는 당황스런 표정을 짓는데, 정말이지 어찌나 귀여운지...

이놈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훌쩍 커서 키도 나보다 더 클 날이 금방 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