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이나 아니면 학위를 받고도 추가적으로 더 공부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윈터스쿨이나 썸머스쿨이 여름, 겨울 마다 유럽 각지에서 열린다. 사실, 나는 그리스에서 하는 계량썸머스쿨을 갈려고 작정하고 있었는데, 나의 직속 보스가 본인의 세부전공과 맞는 윈터스쿨에 우리팀 사람들을 모두 끌고 갔다. 월급을 받는 처지라서, 뭐 어쩔 수가 없다. 한 50명 남짓 모였는데, 한국사람은 켜녕 아시안인 자체가 없다. 독일에서 공부하는 파키스탄 여자애가 하나 있었는데,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이쪽은 또 워낙 검기 때문에 동아시아 내지는 남아시아랑 전혀 다르다.
일단, 학회장소가 이탈리아 베로나 공항에서 버스로 3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산꼭대기의 스키마을이다. 마을이름이 Alba di Canazei 란다. 이걸 읽는 혹자는 또 정말 팔자 좋은 생활한다고 할지 모르나, 나의 고충은 정말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첫날 고속버스 꼬부랑 길을 차로 올라와서 멀미를 살짝 할려고 하는데, 고기를 먹여서 그냥 또 먹고... 아침은 항상 빵과 커피, 점심은 스파게티 아니면 피짜... 세상에 이탈리아라 그런지 식당 메뉴판에 무려 50가지 정도의 피자가 있었다. 하지만, 맛은 우리 혀에 거기서 거기 인듯... 그리고, 저녁은 말고기 뭐 이런거 먹기 싫어서, 계속 물고기 종류로 먹었다. 밥을 지난 토요일에 떠나기 전날 먹고, 지금 목요일까지 못 먹었으니... 내일 저녁이나 되야 승희밥을 먹을 듯... ㅋ 미친다... 아주, 그냥 미처....
또 한가지의 고충은 이렇다... 산꼭대기에 사람들을 잡아 두니, 비는 시간에도 산 밑으로 내려가지를 못한다. 그래서 참가자들과 같이 밥먹고 같이 마시고, 뭐 이런식으로 자꾸 단체생활이 되어 가는 거 같다. 온갖 나라 말을 다 체험할 수 있는 곳이긴 하지만, 당연히 공용어는 영어다. 문제는 영어가 안 되어서라기 보다, 미국애들 보다는 낫지만, 유럽애들과 내가 공유하는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같이 놀더라도 재미가 없고, 잘 끼지를 못 하겠다. 뭐 이런 애로사항은 한국으로 가기 전까지 없어지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집에 가고 싶어 미쳐 버릴지경...
또 하나는 여기 오면서 경제학 하는 사람들... (다른 학문을 하는 인간들도 그렇겠지만,) 내가 봐도 좀 재수다. 학회주제가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소득불균형인데.. 굳이 이탈리에서도 예쁘기로 소문난 베로나까지 와서, 다시 버스를 타고 이 산골마을까지 올 필요가 뭐인지... 소득불균형을 미친 듯이 공부하는 인간들이긴 한데... 이게 과연 못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하는지, 하면 돈을 버니 하는 건지... 나야 신체적 결함으로 스키도 못 타지만, 만약에 한국 사람들끼리 이런데 학회를 와서 오전에 학회하고 오후에 스키타고 밤에 술 퍼 마시고 뭐 이러면 정말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과 침엽수 위에 내린 눈들을 보고 있으면 그야 말로 절경이다.
이제 하루만 더 견디면 된다. 좀 아까는 집에 전화했는데, 재민이랑도 통화를 좀 했지만, 재익이도 옆에서 아빠라고 하두만... ㅋㅋ 녀셕들 귀엽게시리... 여기 절경은 몇일 보면 지겹지만, 집에 있는 두 절경은 계속 봐도 안 지겨운 듯... 점점 형을 닮아가는 재익이를 보면 이만저만 뿌듯한게 아니다.

경제학을 이래서 해야하는건가요?! ㅎㅎ ^-^
집안에 두 절경이라... 부럽네요 ㅋㅋ
곧 뵈요 형! ^^